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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기 걸렸을 때 비타민C를 먹지 말라고요? 날짜 2017-02-01 조회수 1070
작성자 안병수

기억나시나요. 얼마 전에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감기 걸렸을 때 비타민C를 먹지 말라는 겁니다. 참 의아한 뉴스지요. 감기 걸리면 비타민C를 많이 먹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먹지 말라니요.

자세히 듣고 보니 내용이 조금 다르더군요. ‘감기 걸렸을 때’가 아니고 ‘감기약 먹었을 때’였습니다. 감기약과 비타민C를 같이 먹지 말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유는 발암물질 때문입니다. 시중의 감기약에는 대부분 안식향산나트륨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보존료(방부제)로 흔히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입니다. 의약품에도 사용되지요. 이 물질이 비타민C(아스코르빈산)와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엉뚱한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다름 아닌 벤젠입니다.

벤젠은 우리 몸속에 있으면 안 되는 물질입니다. 맹독성 물질이자 1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음식에는 이 물질이 들어 있지 않더라도 식품첨가물에 의해 우리 몸에서 간접적으로 만들어지는 겁니다. 감기약과 비타민C를 함께 먹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안식향산나트륨은 다른 말로 벤조산나트륨이라고도 합니다.

칵테일효과

문제는 이 이야기가 감기약과 비타민C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식품첨가물에 두루 적용됩니다. 화학물질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숙명적인 문제거든요. 식품첨가물은 대부분 화학물질 아닙니까. 아무리 천연첨가물이라 해도 유효성분은 화학물질입니다. 혹시 ‘칵테일효과’라고 들어보셨나요. 화학물질은 한 가지만 먹을 때보다 두 가지 이상 여러 가지를 함께 먹게 되면 더욱 해롭다는 이론입니다. 화학반응이 일어남으로써 유해성이 더욱 커지거나 새로운 유해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칵테일효과는 최근 들어 겨우 확인된 이론입니다. 그동안은 몰랐습니다. 음료 시장에서 하나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비타민C 음료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식향산나트륨이 사용됐습니다. 이 제품은 정말 위험하지요. 제품 안에서 칵테일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칵테일효과가 확인된 이후 비타민C 음료에선 안식향산나트륨을 뺐습니다. 다행한 일이지요.

하지만 제약회사에서 만드는 드링크류에는 아직도 안식향산나트륨이 적지 않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반 감기약을 필두로 쌍화탕, 인삼 또는 홍삼 음료, 각성제, 각종 약초차 등을 보면 안식향산나트륨 또는 벤조산나트륨의 표기가 있습니다. 이 물질은 액상식품에서 탁월한 방부효과를 나타내거든요.

이들 드링크류에는 비타민C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 비타민C가 없다 해도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대개 식후에 마시지 않습니까. 음식물 속에 비타민C가 들어 있잖아요. 드링크를 꼭 마셔야 한다면 되도록 공복에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네요.



그 후 칵테일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2005년, 영국 리버풀 대학 연구팀은 인공조미료의 제왕 격인 MSG를 합성색소(청색1호)와 함께 섭취하면 신경독성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같은 연구에서 합성감미료를 대표하는 아스파탐을 합성색소(황색203호)와 함께 섭취하면 역시 신경독성이 더 커진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MSG나 아스파탐이 사용된 음식을 먹고 합성색소가 들어 있는 캔디나 음료 등을 먹는 일은 피해야겠네요.

아스파탐은 색소뿐만 아니라 알코올과도 칵테일효과를 일으킵니다. 미국 어시너스 대학 연구팀은 2009년 동물실험에서 아스파탐을 에틸알코올에 넣어 마시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아스파탐을 술에 넣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인 막걸리에 거의 대부분 아스파탐이 사용됩니다.

소시지ㆍ햄ㆍ베이컨ㆍ핫도그ㆍ미트볼 등은 가공식품을 대표하는 육가공품입니다. 이들 제품에 약방에 감초처럼 사용되는 보존료가 있습니다. 아질산나트륨입니다. 이 물질은 우리 몸에서 니트로사민이라는 물질로 바뀔 수 있습니다. 고기에 들어 있는 아민과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일종의 칵테일 효과지요.

니트로사민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개 1~2급 발암물질입니다. 아질산나트륨이 발암물질이라고 지목되는 이유입니다. 흔히 육가공품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하지요. 비타민C 때문입니다. 채소의 비타민C가 아질산나트륨이 니트로사민으로 바뀌는 과정을 억제하거든요.

그런데 육가공품에 어묵을 섞어먹으면 소용없습니다. 어묵에 들어 있는 또 다른 보존료인 소르빈산칼륨이 아질산나트륨과 반응하여 에틸니트롤산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을 만듭니다. 이때는 채소의 비타민C도 역할을 못하지요. 소시지ㆍ어묵 볶음이나 햄ㆍ어묵 고치 같은 음식은 경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들 두 보존료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라면 상관없지만요. 칵테일효과의 또 다른 일면이네요.

몇 해 전에 중국 대륙을 강타했던 멜라민 사태를 기억하실 겁니다. 유아 6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의 아기들이 신장질환으로 고통을 겪었지요. 멜라민이 오염된 분유를 먹은 탓이었습니다. 이상하지요. 멜라민은 독성이 거의 없는 물질입니다. 분유에 소량 들어 있는 정도로는 해롭지 않다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도 방심을 한 것이지요.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칵테일효과가 문제였습니다. 멜라민이 다른 물질, 예컨대 요산과 같은 물질과 결합하면 신장독성을 나타냅니다. 멜라민이 소량이더라도 아이들에겐 치명적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칵테일효과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합성색소를 대표하는 타르색소 중에는 신경독성을 나타내는 물질들이 있습니다. 2007년,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연구팀은 타르색소의 신경독성을 연구하던 중, 타르색소 여러 가지를 함께 섭취하면 신경독성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것도 칵테일효과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지요.

식생활 안전의 허점

발암물질에서도 칵테일효과가 작용합니다. 모든 발암물질에는 기준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다른 말로 ‘역치(threshold)’라고도 하지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 농도를 가리킵니다. 아무리 발암성이 있다 해도 이 농도 이하에서는 암세포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역치 이론입니다. 그런데 이 이론이 최근 들어 깨지고 있습니다.

2012년, 미국 텍사스테크 대학 연구팀이 비소와 합성에스트로겐의 발암성을 연구한 바 있습니다. 이들 두 물질은 각각 전립선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물질에 동시에 노출되면 발암성이 두 배로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기준치 이하에서도 암세포를 만들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식품첨가물이 100퍼센트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공허한 이야기입니다. 칵테일효과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품첨가물 관리 규정에 칵테일효과의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식생활 안전에 큰 허점이 있다는 뜻이지요.


<참고문헌>
-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식품첨가물의 병용섭취에 대한 안전성 평가 연구-타르색소 5품목(적색 2, 40호, 청색 1호, 황색 4호, 5호), 2007, pp.1-89
- Bonaccorsi G et al., "Benzene in soft drinks: a study in Florence (Italy)", Ig Sanita Pubbl., 2012, Jul-Aug ; 68(4) : 523-32
- Karen Lau, W. Graham McLean et al., "Synergistic Interactions between Commonly Used Food Additives in a Developmental Neurotoxicity Test", Toxicological Sciences 90(1), 178–187 (2006)
- Stephanie Schleidt et al., "Effect of an Aspartame-Ethanol Mixture on Daphnia magna Cardiac Activity", The Premier Journal for Undergraduate Publications in the Neurosciences, 2009, 1-9
- Justin N. Treas et al., "Effects of Chronic Exposure to Arsenic and Estrogen on Epigenetic Regulatory Genes Expression and Epigenetic Code in Human Prostate Epithelial Cells", PLOS ONE, August 2012, Volume 7, Issue 8,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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